|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해양경찰청의 일선 경찰서와 파출소에 긴급신고 전화 녹음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최초 신고 내용과 초동 대응 과정을 확인하기 어려운 안전관리 사각지대가 드러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서삼석 국회의원(영암·무안·신안)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긴급신고 시스템 구축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해경의 자체 긴급신고 번호인 122가 112(경찰)·119(소방)로 통합된 이후에도 일선 해경 경찰서와 파출소를 통한 직접 신고는 2022년부터 올해 9월까지 최근 5년 동안 2만 9,583건에 달하지만 통화 내용을 기록할 녹음시스템은 갖춰져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그동안 자체 긴급신고 번호인 122를 운영했으나, 낮은 인지도와 이용률을 이유로 지난 2016년부터 긴급신고 체계를 112와 119로 통합했다. 현재 경찰청과 소방청 상황센터를 통해 구조·구난 신고를 이첩받거나, 일선 해경서와 파출소 전화로 직접 신고를 접수하고 있다.
문제는 112·119를 통해 이첩되는 긴급신고와 달리, 일선 해경서와 파출소에 직접 접수되는 신고는 통화 녹음시스템이 없어 최초 신고 내용과 현장 상황, 담당자의 초동 대응이 적절했는지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2025년 故 이재석 경사 순직 사고 당시에도 이러한 문제가 드러났다. 당시 드론순찰업체가 갯벌에 고립된 중국인 A씨를 발견하고 해경 파출소로 직접 신고하면서, 근무 중이던 이 경사가 구조를 위해 현장에 출동했다.
이 경사는 A씨를 구조한 뒤 실종됐지만, 최초 신고 내용과 고립자 발견 위치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녹취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이 경사와 연락이 두절 이후 추가로 출동한 구조인력들이 정확한 구조 위치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부산 북항에서 화제가 된 흑상어 ‘부캉이’ 발견 당시에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했다. 최초 발견자가 북항 친수공원 안전표지판에 기재된 해경 경찰서 전화번호로 신고했지만, 해당 전화 역시 녹음시스템이 없어 최초 신고 내용과 상어의 초기 출현 상황 등 당시 현장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신고 접수 여부도 체계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허점이 있다. 현재 일선 해경서와 파출소에 직접 접수되는 신고는 담당자가 상부에 보고하지 않을 경우 신고 건수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다.
특히 긴급신고 접수 이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거나 보고가 누락되더라도 이를 확인하기 어려워 신고 처리의 적정성을 검증하고 책임 소재 규명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서삼석 위원장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걸린 긴급신고가 최초 접수 단계부터 기록조차 남지 않는 것은 구조 대응의 신뢰성과 책임성을 흔드는 심각한 문제”라며 “故이재석 경사 순직 사고 등에서 드러난 신고·보고체계의 허점을 철저히 점검하고, 일선 경찰서와 파출소까지 신고 접수와 초동 대응, 상황 보고 과정을 기록·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연희 기자 hnnews346@naver.com
2026.10.19 (월) 15:24













